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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사고에서 '합의'의 의미와 한계

최종 수정일: 10월 29일


1. 서론

 

교통사고로 사람이 사망하면 운전자는 거의 예외 없이 형사입건된다. 피해자의 과실이 명백하여 운전자가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피해자가 부상을 입은 경우는 다르다. 중상해라 하더라도 12대 중과실(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사고, 제한속도 위반 등)이 아닌 이상,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고 사건이 종결된다(이를 '반의사불벌죄'라고 한다). 그러나 사망사고는 유족과 합의하더라도 형사처벌 자체를 피할 수 없다. 바로 이 사실이 이번 칼럼의 핵심 주제다.

 

그렇다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어차피 처벌받을 텐데 합의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은 위험하다.

사고 가해자는 유족과의 합의를 통해 구속 등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거나 형량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족과의 합의는 필수다. 아울러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는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

 

2. 운전자보험이 만들어진 이유

 

이런 현실 때문에 보험사들은 '운전자보험'을 판매한다. 운전자보험은 갑작스러운 형사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합의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2025년 현재 대부분의 운전자보험은 사망사고 형사합의금을 최대 2억 원까지 보장한다.

 

사람이 세상을 떠났는데 돈이 무슨 의미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사건을 다루며 확인한 사실은, 2억 원의 형사합의금이 실제로 사건의 향방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유족이 합의를 거부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물론 예외는 있다.

 

3. '돈보다 진심'이 중요한 경우

 

최근 경험한 한 사건은 제한속도 70km 구간에서 시속 130km로 달리다 정면충돌한 사례였다. 상대 차량 조수석에 탑승한 피해자가 사망했다. 피해자는 중견회사를 운영하던 분으로, 유족 또한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그들에게 2억 원은 큰 금액이 아니었다.

 

이런 경우 돈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사죄가 중요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충분한 반성과 노력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합의에 실패한 채 금고형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진심의 부재가 법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4. 또 다른 사례 – 과실비율이 얽힌 합의 실패

 

또 다른 사망사고는 주유소를 빠져나오던 차량이 자전거도로를 지나던 자전거와 충돌해 발생했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보험사는 피해자의 역주행을 이유로 과실을 30~50%로 주장했다. 당연히 유족은 강하게 반발했다.

 

형사절차에 직면한 운전자는 유족의 용서를 구해야 했고, 운전자보험에서 2억 원의 형사합의금이 지원됐다. 그러나 유족은 조건을 달았다.

 

"형사합의금 2억 원은 받겠다. 하지만 민사소송에서 보험사가 피해자 과실을 이유로 감액하는 금액만큼은 가해자가 개인 돈으로 보태라."

 

즉, 운전자보험과 별개로 민사상 부족분을 추가 지불하라는 요구였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결국 합의는 결렬됐다.

 

5. 사망사고 합의의 본질

 

가족을 잃은 유족의 마음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실로 사고를 낸 운전자 역시 평생 죄책감과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사망사고의 합의는 단순히 '얼마를 줄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진심 어린 사과, 꾸준한 연락, 성의 있는 태도가 모두 포함된다. 돈은 최소한의 형식일 뿐,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이 유족의 마음을 움직인다.

 

교통사고전문변호사로서 수많은 사건을 처리한 결과, '형사합의는 금액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억울함을 주장하기보다 먼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는 것이 결국 형량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6. 마무리하며

 

교통사고는 단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특히 사망사고는 유족과 가해자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 안에서도 인간적인 회복의 길을 찾으려면 진심과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형사입건되었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형사절차와 보험금, 민사합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초기 대응이 결과를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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