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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km의 착각

 "이 정도 속도면 괜찮겠지." 그 한순간의 방심이 모든 걸 바꿔놓았다.

     

계기판 바늘이 시속 15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 30km의 절반이다. 운전자는 나름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의 한 시장 앞, 평소보다 더 천천히 달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의 시선은 도로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핸드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몇 초가 흘렀고, 그 짧은 시간 동안 70대 여성이 차도로 걸어 나왔다. 15미터 옆 횡단보도 대신 지름길을 택한 무단횡단이었다.

     

충돌은 순식간이었다. 시속 15km라는 느린 속도였지만, 고령자의 몸은 그 충격을 견디지 못했다. 외상은 미미해 보였다. 피도 별로 나지 않았다. 운전자는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닌 것 같다'고 안도했다. 하지만...

     

사고가 일어난 지 4시간 후, 70대 여성은 외상성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착각의 대가

     

"시속 15km면 설마 사람이 죽겠어?"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이다. 속도가 느리면 사고도 가벼울 거라는 안이한 생각. 하지만 인간의 몸, 특히 고령자의 신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연약하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었다. 전방주시를 하지 않은 채 운전한 것, 그것이 진짜 문제였다. 핸드폰을 보느라 시선을 돌린 그 몇 초 동안, 할아버지는 이미 차도에 발을 디뎠고, 운전자가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경찰 조사 결과는 명확했다. 업무상과실치사. 안전운전의무 위반. 운전자는 결국 금고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천만 원으로는 부족했다

     

유족들은 보험사가 제시한 형사합의금 3천만 원을 거부했다. 당시 운전자보험의 최고 한도액이었지만, 한 사람의 목숨값치고는 터무니없이 작다고 여겼다.

     

물론 지금은 다들 아시다시피, 운전자보험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이 최대 2억원까지 올랐다. 3천만원으로는 사망사고에 있어 합의금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실무적 목소리가 반영이 된 탓이리라. 아울러 그만큼 이런 사고가 드물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이 사건이 던지는 메시지는 두 개다.

     

첫째, 저속이라고 안전한 게 아니다. 시속 15km든 30km든, 전방주시를 하지 않으면 언제든 사고는 일어난다. 특히 핸드폰은 운전대를 잡는 순간 손에서 내려놔야 한다. 그 한 번의 확인이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둘째, 무단횡단은 도박이다. 10미터, 20미터 더 걸어서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게 귀찮다고? 그 작은 편의를 위해 목숨을 거는 셈이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불편할수록 그 위험은 더 커진다.

     

마지막 한 마디

     

우리는 모두 교통사고에 있어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운전할 때는 속도가 아니라 집중력이 생명을 좌우한다는 걸 기억하자. 걸을 때는 몇 걸음 더 걷는 게 생명보험이라는 것도.

     

시속 15km. 걷는 속도보다 조금 빠른 정도의 속도로도 사람은 죽을 수 있다. 그 사실을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아래는 본 사고에 대해서 필자가 직접 찍은 영상이다. 좀 더 쉬운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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