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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보험의 역설 : 중대과실일수록 보장이 적다니

최종 수정일: 11월 5일


교통사고 형사사건을 오래 다루다 보면, 의뢰인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변호사님, 운전자보험 들어놨으니까 괜찮겠죠?"

그럴 때마다 나는 약관부터 확인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의뢰인은 실망하게 된다. 운전자보험이 정작 가장 필요한 순간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사건으로 본 모순


운전자보험의 모순

최근 내가 처리한 비보호좌회전 사고가 이 문제를 정확히 보여준다.


의뢰인은 교차로에서 직진 신호에 맞춰 반대편 차량 흐름을 확인하고 좌회전했다. 그런데 그 순간 오토바이가 달려오며 충돌했고, 피해자는 안면부 골절로 전치 10주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중상해 교통사고로 정식 기소했다.


많은 분들이 "비보호좌회전이면 신호위반 아닌가요?"라고 묻는다. 그러나 아니다. 비보호좌회전은 직진 신호에서 반대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조건으로 좌회전하는 것이다. 별도 표지판이 없어도 가능하며, 신호위반이 아니다. 따라서 12대 중과실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이런 중상해 사고의 특징은 명확하다. 합의가 성립되면 기소 전에는 불기소, 기소 후에도 공소기각으로 사실상 무죄 처리된다. 실제로 이 사건도 합의 후 법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즉, 형사합의금이 곧 처벌 회피의 핵심 수단인 것이다.


보험 약관의 심각한 모순


그런데 여기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현재 대부분의 운전자보험 약관을 보면 이렇다.


** 중상해 사고(일반 과실): 형사합의금 최대 2억 원 **

** 12대 중과실 + 전치 10주: 형사합의금 2천만 원 **


더 비난받아야 할 중대과실 사고일수록 보험 지원이 10배나 적다. 이게 말이 되는가?


중대과실 사고는 한순간의 실수로도 발생할 수 있고, 형사처벌과 직업상 불이익이 매우 크다. 그런데 정작 그때는 보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신호위반, 음주운전 같은 12대 중과실 사고는 합의를 해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데, 오히려 합의로 무죄 가능한 일반 과실 사고에는 10배 더 많은 지원을 한다.


피해자 관점에서도 불합리하다


이 문제는 피해자 보상 측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무단횡단 보행자가 중상해를 입으면 운전자는 2억 원 합의금 지원을 받지만, 신호를 지키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가 중상해를 입으면 2천만 원만 받는다. 같은 상해, 같은 진단 주수인데 피해자의 과실 여부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행동한 사람이 오히려 불리한 구조다. 이는 보상체계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보험 설계의 오류


운전자보험의 본래 목적은 무엇인가? 가해자의 형사책임을 줄여 원만한 해결을 돕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형사적 비난 가능성이 큰 중대과실 사고일수록 합의금 지원이 커야 맞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약관 설계 과정에서 법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거나, 보장 구조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사 모두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가입해야 하나


운전자보험은 "그냥 가입"이 아니라 "제대로 가입"해야 한다. 가입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다.


- 형사합의금 한도는 얼마인가

- 중대과실과 일반과실 보장 차이는 무엇인가

- 변호사비용 보장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 벌금 지원 한도는 충분한가

- 실제 지급 사례는 어떠한가


운전 중 발생하는 사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사고 이후의 결과는 어떻게 대비했는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다. 운전자보험은 운전자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그렇다면 그 방어선이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 지금이라도 확인해야 한다.


교통사고 형사사건 실무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단순하다.


** 가장 필요할 때 도움되는 보험이 진짜 보험이다. **


만약 억울한 사고, 합의 어려움, 형사처벌 위기 상황이라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경험 많은 변호사는 법과 보험을 동시에 분석하여 최적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부디 이 글이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험의 본래 목적이 다시 자리 잡는 데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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